편곡arrangement , 編曲

편곡

arrangement , 編曲

요약 

악곡을 원곡에 지정된 악기 이외의 다른 악기로 연주하도록 변형시키는 것.

그러나 원곡이 갖고 있던 대강의 성격은 그대로 유지시켜야 한다. 영어에서 어레인지먼트(arrangement)는 종종 트랜스크립션(transcription)과 혼용되기도 하지만, 트랜스크립션은 원곡을 장식한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우리말로는 arrangement와 transcription 모두 편곡이라 함). 예를 들어 프란츠 리스트나 이탈리아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페루초 부조니 등이 바흐의 오르간곡들을 기교적인 피아노 곡으로 편곡한 것은 트랜스크립션에 해당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두 용어의 뜻은 뒤바뀌게 되어, 어레인지먼트는 원곡을 장식하거나 단순화시키는 등 음악적으로 자유로움을 함축하게 되었다.

한편 대중음악과 재즈에서 어레인지먼트라 하면 종종 '악보'와 동의어로 사용된다.

기악음악의 초기 역사에서는 특히 성악곡의 편곡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것은 모테트·샹송·미사곡의 일부 등 중세 말기, 르네상스 시대의 원래 여러 가수가 부르던 다성부 성악음악을 건반악기와 류트 연주자가 혼자서 연주할 수 있도록 태블러처(음높이 대신 손가락의 위치를 나타내는 특수한 기보법)로 표기하던 관습에서 잘 나타난다. 바로크 시대(1600경~1750)에는 점차 기악곡이 중요시되고 성악곡 작곡이 쇠퇴했기 때문에 편곡을 하던 관습이 줄어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바흐는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종종 하프시코드와 오르간곡으로 편곡하여 예외적인 경향을 보였다.

피아노 음악이 특히 많이 작곡된 19세기에는 편곡이 또다시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리스트는 바그너의 악극 중에 나오는 음악이나 슈베르트의 가곡 등을 편곡했고, 브람스도 원래 2대의 피아노 곡으로 작곡한 자신의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Variations on a Theme by Haydn〉을 관현악곡으로, 바이올린을 위해 작곡된 바흐의 〈파르티타 D단조 Partita in D Minor〉 중 〈샤콘〉을 피아노 왼손 연습용으로 새롭게 편곡했다. 20세기에는 아르놀트 쇤베르크가 바흐, 게오르크 마티아스 몬, 브람스의 곡들을 관현악곡으로 편곡했는데 이것들은 거의 곡을 새롭게 쓴 것이라 할 정도로 장식을 많이 했다는 점에서, 제2차 세계대전 직전에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바흐 곡을 대중적인 곡으로 편곡하는 스토코프스키와 레스피기 등의 편곡과는 대조된다. 오페라와 무용곡을 피아노 곡으로 편곡하던 관습은 특히 오랫동안 원곡의 연주를 위한 준비용으로 요긴하게 쓰였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원곡의 악보를 연주용으로 새롭게 만든 곡들은 편곡상의 주관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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