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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인문학 거장과의 대화… 새로운 영감의 세계로

 

대화는 함께 생각하기다. 대화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답습하고 있는 편견들을 쇄신하고 세계관을 확장하게 된다. 특별히 신학과 인문학의 거장들과 대화는 우리를 새로운 영감의 세계로 이끈다. 호기심을 가지고 긍정적이면서도 정직한 태도로 거장들과 마주 앉도록 돕는 책들을 소개한다.

로완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CS 루이스 전 케임브리지대 교수(왼쪽부터). 국민일보DB© Copyright@국민일보

로완 윌리엄스와의 대화

로완 윌리엄스, 메리 저나지 지음

강성윤 민경찬 옮김/비아

‘로완 윌리엄스와의 대화’(비아)는 여성인 메리 저나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의 글로 시작한다. 철학자이자 영화감독으로 다큐멘터리 ‘개를 위한 민주주의’를 만든 저나지 교수가 영국 성공회를 대표하는 신학자 로완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를 찾아가 5년에 걸쳐 나눈 대화록이다. 시리아 난민 위기, 파리 폭탄 테러, 이슬람국가(ISIS)의 공격, 브렉시트와 함께 엄습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에 이어 코로나 팬데믹까지. 현안들을 언급하면서도 이들의 대화와 편지는 ‘정의와 사랑’이란 성경적 주제에 집중한다.

신학·인문학 거장과의 대화… 새로운 영감의 세계로© Copyright@국민일보

윌리엄스 전 대주교는 정의(正義)의 정의(定意)에 관해 “법 준수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법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하나님의 뜻에 일치하고 부합한다는 의미를 충족할 수 없으며 정의는 하나님의 뜻에 나를 맞추는 능력, 즉 불안과 수치심에서 벗어나 하나님과 더불어 살아갈 능력을 뜻한다고 전한다. 그는 “하나님의 올바름 혹은 올바른 방향을 바라보고 우리도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돌이키며 삶을 재배열해야 하는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신학·인문학 거장과의 대화… 새로운 영감의 세계로© Copyright@국민일보

같은 맥락에서 윌리엄스 전 대주교는 자선(慈善)의 용어도 다시 들여다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자선이라고 하면 남는 것들을 나눠주는 멋있는 일 같은 인상을 주는데, 국제구호 활동을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말한다. 자선에는 관계의 회복 같은 물질을 넘어선 정의의 개념이 추가되어야 하며 국제구호 역시 궁핍한 나라의 사람들이 받아 마땅한 몫을 받도록 돕는 일로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태형 지음/국민북스

‘루이스씨, 이어령입니다’(국민북스)는 가상 대담이란 독특한 형식을 취했다. 최고의 기독 변증가인 영국의 CS 루이스와 한국 최고의 지성으로 불린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나눌 법한 이야기를 대화체로 정리한 것이다.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와 이 전 장관의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둘 다 잘 알고 있는 이, 이태형 기록문화연구소장이 저술했다.

이 소장은 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오랜 기간 기독출판을 담당한 취재기자 출신이다. 2007년 이 전 장관이 일본 도쿄 프린스파크호텔에서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를 비롯한 다수의 목회자 앞에서 세례를 받을 당시 국민일보 취재기자로 현장을 지킨 이도 이 소장이다. 그는 이 전 장관 서거 1주기를 맞아 최고의 지성들이 시공간을 넘어 기독교 변증을 주제로 대화한다면 어떤 그림이 될지 글로 풀어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책은 이 전 장관의 문지방, 루이스의 현관마루 비유로 시작한다. 기독교 신앙과 사랑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와 상상력의 중요성에 이어 인본주의를 넘어 하나님 중심주의로까지 주제를 확장한다. 가상 대담은 생전 이들이 당부했던 말들로 마무리된다.

“부디 유한한 이 세상에서 참된 진리를 구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진리를 구한다면 결국 위안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위안 그 자체만 구한다면 위안도 진리도 얻지 못한 채, 오로지 감언이설과 몽상에서 출발해서 절망으로 마치고 말 것입니다.”(CS 루이스)

“이 세상에서 진짜 기적은 단 하나, 부활과 영원한 생명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동행하는 삶을 사시기를 바랍니다.”(이어령)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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