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인생삶에 출세인가요 장수인가요? 고목사진

오십에 읽는 논어 (2)

ㆍ독서후기

오십에 읽는 논어 (2)

- 굽이치는 인생을 다잡아 주는 공자의 말 -

최종엽 지음

3강 흔들리는 오십을 다잡아 주는 힘

꾸밈과 바탕이 좋아야 명품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꾸밈과 바탕이 조화를 이룬 뒤에야 군자라고 할 수 있다.” <옹야편> 16

자왈 문질빈빈 연후군자 子曰 文質彬彬 然後君子

 

공자는 리더의 모습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내면의 바탕이 외면의 꾸밈을 이기면 촌스럽고, 외면의 꾸밈이 내면의 바탕을 이기면 번지레하다고 말입니다.

 

자신의 실력을 믿고 무례와 오만을 일삼는 자가 있는가 하면, 외모의 화려함을 내면에 받쳐주지 못하는 자도 있습니다. 실력은 천재인데 행색이 초라한 사람이 있고, 행색은 영화배우 급인데 실력은 형편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은 외면보다 내면이 중요하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에 적절한 외면을 갖춘다면, 이자가 바로 진짜 리더입니다. 외양 디자인도 아름답고 내부 기능도 뛰어난 제품이 진짜 명품이듯 말입니다.

 

인생 전반에는 의 삶을 산다

 

누군가의 자식으로 살아가는 삶, 누군가의 배우자로 살아가는 삶, 누군가의 부모로 살아가는 삶, 학교에서는 학생으로 직장에서는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삶은 의 삶입니다. 나이와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삶,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이 함께 살아가는 삶이 의 삶입니다. 경쟁이 기본이 되며, 인생의 외형을 만들어 갑니다.

 

인생을 둘로 나눌 수 있다면 인생 전반은 의 삶에 더 가깝습니다.

 

인생 전반이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문의 삶이라면 인생 후반은 내가 중심

 

- 1 -

 

이 되는 ()’의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한테 받은 사랑은 반도 되돌려드리지 못했는데 이미 부모는 돌아가시고, 사랑하는 자식 역시 모두 성장하여 각기 제 갈 길로 떠나가게 됩니다.

 

미운 정 고운 정 배우자만이 남아 함께 가야 하는 삶입니다. 그동안의 조직 생활이나 사회생활의 제약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되는 삶입니다. 이제는 타인의 시선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기존의 경쟁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살아도 됩니다. 경쟁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줄었지만, 이제는 내가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야만 합니다. 질의 삶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치열한 경쟁이었지만 인생 전반에 인생 후반의 의식주가 해결되는 성과를 만들었다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생을 두고 이렇다 저렇다 말을 많이 하지만 대다수가 원하는 삶은 의식주가 해결된 안정된 삶입니다. 200여 년 전 다산 장약용 선생은 강진에 있는 제자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는 데에만 뜻을 두고 편안히 즐기다가 세상을 마치려 한다면, 죽어서 시체가 식기도 전에 벌써 이름이 없어질 것이니 이는 금수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같이 살기를 원하느냐?”

 

인생 후반에는 의 삶을 산다

 

문의 삶에 의 삶이 더해져야 인생이 만족스럽고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인생 전반을 어떻게 살았든 인생 후반은 나를 위한 삶이어야 합니다. 책임지는 삶에서 벗어나 온전히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인생 전반은 가족의 일원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책임자로, 사회와 국가의 일원으로 살았다면, 인생 후반에는 나를 더 성장시키는 나를 위한 나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게 바로 가족을 위하고 사회를 위하고 국가를 위한 일입니다. 문질빈빈(文質彬彬)의 완성된 삶이고 행복한 삶입니다. 군자의 삶이며 리더의 삶입니다.

 

꺾이지 않을 꿈과 흔들리지 않는 뜻

 

- 2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군을 통솔하는 장수는 빼앗을 수 있으나

 

필부에게서 그 뜻은 빼앗을 수 없다.” <자한편> 25

 

자왈 삼군가탈수야 필부불가탈지야

 

子曰 三軍可奪帥也 匹夫不可奪志也

 

춘추시대 제후국이 가질 수 있는 병력 규모인 36,000명 대군을 삼군(三軍)이라 합니다. 공자는 삼군을 총지휘하는 장군을 전쟁이나 전투로 빼앗을 수 있으나, 일개 범부(凡夫)라 해도 그의 가슴속 깊은 뜻은 빼앗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간절한 뜻()을 지닌 사람은 돈이나 출세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가난하다고 해서 뜻을 바꾸지도 않으며, 어떤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강한 의지(意志)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간절한 뜻을 세운다는 것

 

율곡 이이는 조선 중기 관찰사, 병조판서, 이조판서 등 중요한 요직을 거쳤던 고위 관료였습니다. 당대 사람들은 율곡을 고관대작으로 기억하겠지만, 지금 우리에게 율곡은 <격몽요결>의 저자로 더 많이 기억됩니다. 율곡 이이 선생이 평생 가지고 있던 정신을 더 기억합니다.

 

관찰사, 병조판서, 이조판서 자리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율곡 이이 선생이 단지 관료로서 인생을 마무리했다면 우리는 그를 잘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백성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그대로 녹아있는 <격몽요결>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기억하는 건, 권력을 휘두르며 마음대로 편하게 살다간 생이 아니라 힘없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능력과 권력을 사용한 생입니다.

 

그의 시작엔 소중한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잘 먹고 잘 놀다 가는 게 아닌, 어떤 긍정적인 가치를 남기고 가겠는가를 늘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 3 -

 

누군가에게 좋게 기억되는 것은 행복하고 즐거운 일입니다. 공자께서도 <논어> ‘학이편’ 1장에서 이를 지적하셨습니다. ‘친구가 먼 곳에서 오니 즐겁지 아니한가.’ 친구가 멀리에서 온다는 데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공간적으로 멀리에서 온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적인 개념입니다. 비록 당대가 아니더라도 먼 훗날 누군가 자신을 기억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 우리가 공자를 기억하듯 훗날 누군가가 우리를 좋은 뜻으로 기억해 준다면,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 게 잘못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잘못이다.”

 

<위령공편> 29

 

자왈 과이불개 시위과의

 

子曰 過而不改 是謂過矣

 

사람들은 대부분 잘못을 저지르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잘못을 고치려 노력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희망이 있습니다. 잘못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잘못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그 사람이 결국 리더가 됩니다.

 

오십부터 독서법을 바꿔보자

 

책을 읽지 않고 살아왔다면, 이제는 바꿔보는 게 좋습니다. 누구에게나 시간 부족이 독서를 못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로 생각하겠지만, 시간 없음은 또한 가장 그럴듯한 핑계이기도 합니다. 책 이외에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매체들이 있지만, 책에는 책 고유의 기능이 있습니다. 다른 매체에서 얻기 어려운 정보와 통찰력, 사고의 확장을 책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한 분야의 책만 읽어왔다면 이제는 바꿔보는 게 좋습니다. 지난 수십여 년 동안 전공 분야 혹은 전문 분야의 서적을 집중적으로 봐 왔다면, 오십의 고개에서 시선을 다른 쪽으로 확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에도 벅찬 게 현실입니다.

 

- 4 -

 

전문성을 높이고 역량을 키우기 위한 전문 분야의 독서가 불필요하다는 게 아니라, 다른 분야의 독서를 가미해 본다면 새로운 통찰력 생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엔지니어가 인문학책을 읽어보면 색다른 통찰력이 생길 것입니다. 마케팅 전문가가 역사 서적을 읽어보면 어떤 통찰력이 생길까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왔다면 이제는 바꿔보는 게 좋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독서로 상식 수준의 정보는 많아졌지만 업무나 일상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역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실용 독서를 해 보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만물 박사가 되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한 분야를 조금 더 파고드는 집중 독서가 자신만의 강점을 강화시켜 줄 수 있습니다.

 

독서의 목적은 독서 자체가 아닙니다. 실천이 없는 독서는 시간 사치에 불과합니다. 읽기를 잠시 멈추더라도 실천의 길로 들어서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독서의 길입니다.

 

단 하나의 덕이라도 있으면 된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이웃이 있어 외롭지 않다.” <이인편> 25

 

자왈 덕불고 필유린 子曰 德不孤 必有隣

 

나는 유덕자(有德子)인가? 나는 덕이 있는 사람인가? 오십을 넘기면서 자문해 봅니다. ()을 열 개의 단어로 풀어쓰면 인,,,,(仁義禮智信) ,,,,(慈友恭孝勇)입니다. 이를 모두 아울러 덕()이라 합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 바르게 행동하는 사람, 예의를 지키는 사람, 지혜로운 삶, 어떤 일을 해도 믿을 만한 사람, 아랫사람에게 자상한 사람, 친구간에 우정이 돈독한 사람,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 손윗사람에게 공손한 사람, 용기 있는 사람이 덕을 가진 사람입니다.

 

덕 있는 사람의 도덕적 기준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덕성을 갖춘 사람이라면 외로울 리가 없습니다. 이런 사람을 누가 싫어하겠습니까?

 

누구나 외롭기는 마찬가지다

 

- 5 -

 

잇속을 위해 만난 사람은 잇속이 사라지면 더 만날 이유가 없어집니다. 월급 때문에 출근한다면 월급이 사라지는 날 출근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그러니 월급이 300만 원이면 300만 원 만큼의 노동을 하면 됩니다. 일한 만큼 주고받는 게 가장 공평합니다. 하지만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기대는 늘 다릅니다. 주는 사람은 일한 만큼의 월급을 주고 싶지만, 받는 사람은 받는 만큼의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니 주는 사람에겐 늘 월급이 많아 보이고, 받는 사람에겐 늘 월급이 적어 보입니다. 사장과 사원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사장이나 사원이나 외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팀장과 팀원의 관계나 상사와 부하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팀원은 팀장의 칭찬이나 격려에 늘 목말라합니다. 진심 어린 조언과 세심한 배려가 없음에 늘 아쉬워합니다.

 

부모 자식 관계나 형제자매 관계도 그렇습니다. 자식은 유산 상속에만 관심이 있고 부모 봉양에는 소홀합니다. 부모를 모시는 데 장남 차남이 무슨 상관이냐며 형은 동생에게 미루고 동생은 형에게 미룹니다. 병들고 몸 불편한 부모를 요양원에 맡겨놓고, 자식들은 봄 겨울 가을 겨울마다 여행을 떠납니다.

 

함께 살아야 할 운명이다

 

우리는 모두 세상에 홀로 왔지만, 함께 살아가는 운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홀로 왔기에 혼자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만 잘하면 되고, 나만 똑똑하면 되고 나만 성실하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니 모두 남이 되었습니다. 매일 함께 먹고 함께 지낸 직장 사람들도, 형제들도 거의 남이 되었습니다. 오십에 바다 한가운데 홀로 남은 섬이 되었습니다.

 

오십이라는 나이가 될 때까지 나만 생각하며 살아온 게 문제입니다. 내가 문제입니다. 내가 문제였습니다. 직장이 문제가 아니라 상사나 부하가 문제가 아니라, 형이나 동생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였습니다.

 

<논어> <헌문편>을 보면, 천리마는 날렵한 생김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말이 아니라 훈련과 조련으로 얻어진 덕성을 가진 말이라고 합니다. 보통의 말이 천리마가 된다면, 보통 사람이 탁월한 사람이 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 6 -

 

덕을 키운다는 건 함께 살아가는 운명을 지닌 우리의 삶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입니다.

 

좋은 이웃을 얻는 방법은 이웃에게 있는 게 아니라 나에게 있습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방법은 그들에게 있는 게 아니라 나에게 있습니다. 선배나 고객에게 사랑받는 방법도 나에게 있습니다. 외로웠던 과거였지만 외롭지 않은 미래로 바꾸는 방법은 환경이 아니라 나의 마음에 있습니다.

 

어려운 일은 먼저하고 얻는 건 뒤로 하라

 

번지가 지혜를 물었을 때 공자께서

 

백성들이 의로움에 이를 수 있도록 힘쓰고,

 

귀신을 공경하되 그를 멀리한다면 지혜롭다고 할 수 있다하고

 

인에 대해 물었을 때 어려움을 먼저 하고, 얻는 것을 뒤로 한다면 어질다고 할 수 있다라고 하셨다. <옹야편> 20

 

번지문지 자왈 무민지의 경귀신이원지 가위지의

 

문인왈 인자선난이후획 가위인의

 

樊遲問知 子曰 務民之義 敬鬼神而遠之 可謂知矣

 

問仁曰 仁者先難而後獲 可謂仁矣

 

제자 번지는 공자의 수레를 자주 몰았습니다. 공자보다 서른여섯 살 어린 그는, 농사짓는 방법을 질문하여 스승으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했습니다. 성품이 거칠고 이익을 잘 챙기는 인물로 묘사되기도 했습니다. <논어>에는 인()이라는 말이 족히 100번은 넘게 등장하는데, 그중 세 번이 제자 번지의 질문이었습니다.

 

지와 인을 가르치다

 

사람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어진 사람입니다.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의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믿음과 가치에 따라 종교나 신앙을 따르되 너무 빠져들지 않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 7 -

 

집에서나 밖에서나 사람을 대할 때는 공손하고, 일을 대할 때는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며, 함께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대하는 사람이 어진 사람입니다. 선난후획(先難後獲)하는 사람이 어진 사람입니다. 선난후획 하는 사람은 어려운 일은 앞장서서 하고 보답은 뒤로 돌리는 사람입니다.

 

애인(愛人),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인의 마음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는 사람을 사랑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젊은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늙어가는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은 자연스럽습니다.

 

사랑하기 어려운 사람을 사랑하는 게 인의 마음입니다. 사랑하기 어려운 조건의 사람에게 사랑을 주는 마음은 실천하기 쉽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마음이 아니라 노력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시 쓰고 노래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시경의 시 삼백 편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생각에 사함이 없다고 하겠다.” <위정편> 2

 

자왈 시삼백 일언이폐지 왈사무사 子曰 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

 

<시경>은 동양에서 제일 오래된 시가집으로, 춘추시대의 노래를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주나라 초기로부터 춘추시대에 이르는 수천 수의 노래 가사 중에, 후대에 전해도 좋을 만한 곡만 뽑아 공자께서 편집했습니다.

 

남녀 간의 절절한 사랑 노래를 비롯하여 귀족들의 노래, 나라의 큰 행사가 있을 때 부른 노래, 생활과 감성에 좋은 영향을 주는 노래 등 300여 편의 노래가사 모음이 바로 <시경>입니다.

 

<시경>은 작품 형식으로 구분하여 풍(), (), (), (), (), ()으로 나눌 수 있다.

 

0 : 지방을 나타내는 노래로 노나라 노래는 노풍, 제나라 노래는 제풍

 

0 : 규범과 표준에 맞게 만든 노래

 

0 : 나라의 공식적인 행사에 쓰였던 노래

 

- 8 -

 

0 : 직접적인 표현의 노래

 

0 : 다른 것을 연상케 하는 비유의 노래

 

0 : 기쁨이나 슬픔의 정서를 자유롭게 표현한 노래

 

시경은 간사하지 않고 바르다

 

공자는 <시경>에 수록된 300수의 노래 가사를 한마디로 순수하다고 평했습니다. 사무사의 사()간사하다, 마음이 바르지 않다, 사악하다, 품행이 부정하다라는 뜻입니다. 즉 사무사는 생각에 사함이 없다. 생각이 간사하지 않다. 생각이 바르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적인 의도나 특정 집단의 목적이 들어있지 않은 기쁨과 노함, 슬픔과 즐거움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노래 가사가 바로 <시경>이라는 의미입니다.

 

특히 공자는 리더들의 생각에 사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 <시경>을 지었습니다. 국가나 조직의 리더들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특히 더 중요합니다. 사특함이 없는 노래와 함께 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공자의 숨은 전략이 <시경>에 있습니다.

 

인생의 절반쯤에 인생 후반을 계획하라

 

안연과 계로가 공자를 모시고 있을 때, 공자께서 너희들의 뜻을 각자 말해 보거라라고 하셨다. 자로가 말했다. “수레와 말과 옷과 가벼운 갖옷을 친구들과 함께 쓰다가 다 낡아져도 유감이 없습니다. ”안연이 말했다. “선행을 자랑하지 않고 수고로운 일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자 합니다.” 자로가 말했다. “선생님의 뜻을 듣고 싶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노인들을 편안하게 해 주고, 친구들은 신의를 지키게 하고, 젊은이들은 품어주고 싶다.” <공야장편> 25

 

안연, 계로시 자왈 합각언이지, 자로왈 원거마의경구 여붕우공 폐지이무감,

 

안연왈 원무벌선무시로, 자로왈원문자지지, 자왈 노자안지붕우신지 소자회지

 

顏淵 季路侍 子曰 盍各言爾志, 子路曰, 願車馬衣輕裘 與朋友共 敝之而無憾

 

顏淵曰 願無伐善無施勞 子路曰願聞子之志 子曰老者安之朋友信之 少者懷之

 

- 9 -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논어>가 주는 대답은 의외로 간결합니다. 자로는 즐겁게 사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인연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겸손하게 사는 걸 제안했습니다. 공자는 노인들을 편안하게 해 주고, 친구에게는 신의를 지키고, 젊은이들은 품어주는 삶을 살고 싶어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의 명제가 주는 의미는 무겁지만 사람들의 삶은 무겁지 않습니다. 모두가 훌륭한 삶을 살지는 못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가치를 따라 살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남들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운 삶을 가르는 확실한 기준은 없습니다.

 

하프타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후반전의 결과가 크게 바뀝니다. 하프타임은 짧은 휴식시간이라기 보다 정략을 구상하여 역전극을 만들어 내는 활명수 같은 시간입니다. 하프타임을 잘 활용하면 승리의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우리의 인생 여정도 이와 비슷합니다.

 

인생의 하프타임 시기

 

10, 20분 운동경기의 하프타임은 정해져 있지만 인생의 하프타임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1년이 될 수도 있고 4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인생 후반의 5% 시간을 하프타임으로 쓴다면 30년이면 1년 반이고 40년이면 2년입니다.

 

중요한 건 인생의 하프타임을 이용하여 인생 후반을 계획해 보는 것입니다. 인생 전반을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내가 살아온 삶은 그 누구도 살아보지 못한 유일한 삶입니다. 내가 살아갈 삶 또한 누구도 살아보지 못할 하나뿐인 삶입니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것도 다가올 삶은 계획해 보는 것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잊지 말아야 할 건, 타인의 삶을 따라도 좋고 살고 싶은대로 살아도 되지만 결정은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준을 정해 놓고 사는 것과 무작정 살아가는 대로 사는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 10 -

 

기준을 정해야 기준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습니다. 열심히 가는 것에만 집중하면 목적지에 도달할 확률은 누구나 제로에 가깝습니다.

 

오십부터는 인자의 삶이 좋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는 산을 좋아한다.

 

지자는 동적이고, 인자는 정적이다. 지자는 즐겁게 살고, 인자는 오래 산다.”

 

<옹야편> 21

 

자왈 지자요수 인자요산 지자동 인자정 지자락 인자수

 

子曰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

 

요산요수, 지자는 물을 좋아한다. 물론 즐겁다는 뜻으로도 지자의 즐거움은 물과 같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인자는 산을 좋아하니 인자의 즐거움은 산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자는 물을 좋아하고 동적이며, 인자는 산을 좋아하고 정적이며 오래 삽니다. 지자는 책과 배움을 가까이하여 지식이나 지혜가 많은 사람, 인자는 사람을 사랑하고 포용하며 용서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물은 활동적으로 쉼 없이 움직이는 특징을, 산은 움직임은 없으나 많은 것을 포용하며 고요한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자 자공, 인자 안회

 

공자의 제자 중에 자공(子貢)을 대표적인 제자로 꼽습니다. 그 어떤 제자보다도 활동적이었던 자공은, 새로운 정보를 늘 먼저 접하고 그 정보를 활용하여 결국 노나라 최고의 부자가 됩니다. 노나라는 물론 춘추시대 열국을 다니면서 활동하는 외교가로서도 이름을 날립니다. 공자의 제자 중 누구보다도 정치, 외교, 경제의 전문가로 즐겁게 인생을 살다 간 지자였습니다.

 

지자와 인자의 단계가 있는 건 아니지만, 지자보다는 인자가 더 성숙한 단계로 평가받는 건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몸을 수련하는 것보다 마음을 수련하는 게 더 어렵습니다.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 11 -

 

공자의 제자 중에 안회(顏回)를 대표적인 인자로 꼽습니다. 안빈낙도(安貧樂道)가 일상이었던 안회는, 가난했지만 사람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가진 공자 제일의 제자였습니다.

 

인생전반은 지자, 인생후반은 인자

 

옛 사람들은 지자요수 인자요산을 삶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어려울 때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100년을 산다면 50세까지는 지자의 삶이, 50세부터는 인자의 삶이 더 어울립니다. 지금까지 빠르고 치열하게 나와 우리 가족만을 위해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는 조금 더 타인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의 여유와 도량을 지닌 채 살아가 보는 게 어떨까요. 더 행복한 삶이 될 것입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자의 삶을 기준으로 인생 후반을 시작한다 해도, 지자로서의 태도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어떤 일을 하든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학습과 정보가 꼭 필요합니다. 그 시기가 50세건 70세건 마찬가지입니다. 인생 전반을 지자의 방식으로 살아왔다면, 인생 후반은 인자의 삶을 기반으로 지자의 방식을 취해보면 좋겠습니다. 분명 효과적일 것입니다.

 

잘난 이도 못난 이도 모두 스승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중 선한 자에게선 선함을 따르고,

 

선하지 못한 사람을 보면 나를 고치면 된다.” - <술이편> 21

 

자왈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나만의 성에 갇혀

 

나만의 성에 갇혀 아랫사람이나 후배들을 적지 않게 무시했습니다. 그들이 아

 

- 12 -

 

무리 옳은 말을 해도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듣는 시늉을 했지만 제대로 듣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높아만 가는 나만의 성()에 결국 포박되고 말았습니다. 핑계만 늘어 갔습니다. 나의 부진함은 부모, 학력, 배우자, 아이들, 건강 때문이지 나의 책임이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고 핑계 대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상사를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존경하지도 않았습니다. 일 잘하는 동료를 질투하지는 않았지만 인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일 잘하는 부하에게 미소는 보냈지만 진심 어린 칭찬이나 격려를 전하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공자는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중 선한 자에게선 선함을 따르고, 선하지 못한 사람을 보면 나를 고치면 된다.”라고 말합니다.

 

지금 원했던 것과 너무 많이 떨어진 곳에서 힘들게 살고 있다면, 그 원인은 타인에게 있지 않습니다. 부자를 보며 신경질을 낸 것이나 승진한 동료를 보며 마음이 괴로웠던 건 그 부자나 동료가 아니라 나에게 원인이 있는 것입니다. 상사를 무시하고 따르지 못한 건 그 상사의 문제가 아니라 나에게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직장 상사가 벽이 되기도 하고 악마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밉상인 상사를 보며 나는 나중에 절대로 저런 상사는 되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그게 마음처럼 잘되지 않습니다.

 

그때 필요한 게 바로 인내입니다. 아무리 지독한 상사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 지독한 상사도 시간이 지나 보면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 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자산이다.

 

지금까지는 기술이 자산이고 영어와 학력이 자본이었지만, 오십이 넘으면 사람이 귀한 자산이 됩니다. 건강한 아내, 건강한 남편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귀한 존재입니다.

 

사람을 통한 배움이 진짜입니다. 학위를 위한 학문만큼이나 사람을 통해 배우는 게 살아있는 공부입니다. 목표를 정하면 그 분야에서 모범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실패한 사람들도 보입니다.

 

배울 때는 일단 내 생각을 조금 접어 둬야 합니다. 내 나이, 학력, 경력 때문

 

- 13 -

 

에 선생님의 말씀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면 아직 배움의 자세가 덜 됐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성인 학생을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도 없겠지만 가르침의 결과도 허망할 것입니다.

 

인생 후반엔 모든 게 내 책임이다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관하여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 답고, 아들은 아들 다워야 합니다경공이 말했다. “좋은 말입니다. 진실로 임금이 임금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며,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않고, 아들이 아들답지 않으면 비록 곡식이 있다 해도 내가 그것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안연편> 11

 

 

 

제경공문정어공자 공자대왈 군군신신 부부자자

 

공왈 선재 신여군불군 신불신 부불부 자부자 수유속 오득이식저()

 

齊景公問政於公子 公子對曰 君君臣臣父父子子

 

公曰 善哉 信如君不君 父不父 子不子 雖有粟 吾得而食諸

 

공자가 30대 초반에 제나라를 방문했을 때 제나라 제후 경공을 만났습니다. 경공이 정치에 관해 묻자 공자는 군군, 신신, 부부, 자자라고 답했습니다.

 

전반은 전반답게 후반은 후반답게

 

인생 전반은 잘 되면 내 노력 덕분이고 못되면 조상과 환경을 탓할 수도 있지만, 인생 후반은 다릅니다. 잘해도 내 탓, 못해도 내 탓입니다. 이제는 인생 전반이라는 예행연습을 지나 온전히 내 의지와 목표와 도전으로 만들어지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이라서’, ‘어려서라는 핑계가 이유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까지의 삶이 마음에 들었다면 계속 이어가면 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합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지금의 50대에겐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것입니

 

- 14 -

 

. 50여 년 전 50대에겐 가능하지 못했던 시간이 우리에겐 가능해졌습니다. 마음을 돌려 전략을 다시 짜면, 충분히 행복한 인생 여정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4, 인생이 보이기 시작할 때 필요한 것

 

욕먹는 게 싫으면 욕하지 말라

 

자공이 물었다.

 

평생토록 실천할 만한 한 마디 말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라는 말이다.

 

자기가 바라지 않는 것은 남에게 베풀지 않느 것이다.” <위령공편> 23

 

자공문왈 유일언이가이종신행지자호, 자왈 기서호 기소불욕 물시어인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己所不浴 勿施於人

 

평생 삶의 기준으로 삼을 만한 간결한 말을 하나 알려 달라는 제자 자공의 말에, 공자는 서()라고 답했습니다. 자공이 바로 알아듣지 못했는지 공자의 추가 설명이 이어집니다. 자기도 바라지 않는 바라면, 남에게도 해서는 안 된다. 내가 싫다면 타인도 싫을 것인즉, 상대가 싫어하는 그것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 욕 듣는 게 싫으면 욕하지 말라는 뜻이지요. 저는 여심(如心)입니다. 같은 마음입니다. 너와 나의 마음이 같아지는 게 바로 서입니다. 그러니 서는 배려, 공감, 용서, 사랑과도 같은 말입니다.

 

내가 싫어하는 것은 타인도 싫어한다

 

내가 욕먹는 게 싫은 것처럼 남도 욕먹는 게 싫습니다. 그러니 남을 욕하지 말아야 합니다. 스스로는 욕먹을 짓을 하지 말아야 하고, 남들에게는 혹여 욕할 일이 생긴다 해도 최대한 자제를 해야 합니다.

 

내가 욕 듣는 게 싫으면 남에게 욕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잔소리를 듣기

 

- 15 -

 

싫어하면 남에게도 잔소리를 말아야 합니다. 거만한 사람이 싫으면 나도 거만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그게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상대를 움직이는 게 아니라 내가 움직이면 해결된다는 점입니다. 남을 조절하는 건 어려워도 나를 조절하는 건 덜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자기가 바라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 내가 주체가 됩니다. 변화의 주체가 나입니다. 내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타인은 거부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너무 적극적이면 간섭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타인의 간섭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도 반복하여 집요하게 강요하면 도리어 거부감이 커집니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만 잘하면 됩니다.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악플 달지 않고, 가짜 뉴스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 됩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내가 원하는 걸 타인에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 교육도 종교도 그런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배려하지 않는 사랑과 교육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 쉽습니다.

 

상대방의 위치에서 생각하라

 

기소불욕 물시어인 자기가 바라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를 우리가 즐겨 쓰는 사자성어 역지사지로 바꿀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위치에서 생각해 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그와 반대인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 나에겐 너그러운 잣대를 쓰고 남에겐 깐깐한 잣대를 쓰는 나너남깐’, 나는 맞고 너는 틀린 아시타비(我是他非)세상입니다.

 

조선 중후기의 당파싸움이 그랬습니다. 상대 당은 맞는 것도 틀리다 하고, 같은 당끼리는 틀린 것도 너그럽게 용납해 줬습니다. 논어는 논어대로 현실은 현실대로였습니다. 정의는 사라지고 권력 있는 자들의 부정한 사회였습니다. 지금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회도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예수의 가르침입니다.

 

- 16 -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 <마태복음> 712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너희가 심판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고, 너희가 되질하는 그대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보면서, 네 눈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 <마태복음> 71-4

 

어떤 조건에서도 변화를 끌어내는 사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 <위정편> 12

 

자왈 군자불기 子曰 君子不器

 

군자는 그릇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자기 나름의 멋진 그릇을 만들기 위해 평생 노력하며 사는데, 공자께서는 군자는 그릇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군자는 그 쓰임새가 한정된 그릇과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군자를 리더로 바꾸면 그 의미가 더 분명해집니다. 리더는 쓰임새가 한정된 그릇과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1년 전과 지금이 같다면 리더가 아닙니다. 리더는 변화를 추구하며 주도하는 사람입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개선을 시도하고, 힘들어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려 노력하는 사람이 바로 리더입니다. 어떤 일을 해도, 어떤 조건에서도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리더, 군자입니다.

 

네 개의 인생그릇

 

그릇 기() 자를 자세히 보면 그릇처럼 생긴 네모가 네 개나 들어있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네 개 정도의 각기 다른 그릇을 만들라는 옛 현인들의 의도가 숨겨져 있는 듯합니다.

 

첫 번째 그릇은 나를 위한 그릇입니다.

 

나라와 세상을 구하는 큰 인물이 되는 것도 좋지만, 우선 자기 자신부터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먼저 자기 한 몸이라도 온전히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합니다.

 

- 17 -

 

인생의 두 번째 그릇은 자기를 넘어 가족을 책임질 수 있는 그릇이 되는 것입니다. 건전한 직업과 일을 통해 자신과 가족을 건사할 수 있는 조금 더 큰 그릇으로 변화를 의미합니다.

 

세 번째 그릇은 지역과 사회에 보탬이 되는 그릇이 되는 일입니다. 일이 봉사와 수입이 되는 품이 큰 그릇입니다.

 

네 번째 그릇은 국가와 인류의 행복과 안정에 큰 도움을 주는 최고의 그릇이 되는 것입니다.

 

명확하게 보고 분명하게 들어라

 

 

 

군자는 아홉 가지 생각을 해야 한다.

 

볼 때는 밝음을 생각하고, 들을 때는 총명함을 생각하고, 안색에는 온화함을 생각하고, 용모에서는 공손함을 생각하고, 말할 때는 진실함을 생각하고, 일할 때는 공경함을 생각하고, 의문이 생기면 질문을 생각하고, 화가 날 때에는 그 후에 닥칠 어려움을 생각하고, 이득을 볼 때는 의를 생각해야 한다.”

 

<계씨편> 10

 

자왈 군자유구사

 

시사명 청사총 색사온 모사공 언사충 사사경 의사문 분사난 견득사의

 

子曰 君子有九思

 

視思明 聽思聰 色思溫 貌思恭 言思忠 事思敬 疑思問 忿思難 見得思義

 

율곡 이이 선생은 젊은 학생들을 위한 교과서 <격몽요결>에서 학문을 시작하는 초학자들이 가져야 할 기본으로 아홉가지 생각을 몸에 달고 살아야 한다는 공자의 유구사(有九思)를 들었습니다.

 

1. 볼 때는 밝음을 생각하라(시사명)

 

한 번을 보더라도 분명하게 봐야 엉뚱한 소리를 하지 않습니다. 명확하게 본 건 바른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지천명에 더 필요한 보는 기술입니다

 

2. 들을 때는 총명함을 생각하라(청사총)

 

말을 알지 못하면 그 사람을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듣는 게 보는 것 이 상으로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불통은 잘 듣지 않고 잘 듣지 못하는 것에 서 시작됩니다.

 

- 18 -

 

3. 얼굴색은 온화함을 생각하라(색사온)

 

리더라면 얼굴색을 부드럽고 온화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더 자 주 찾아옵니다.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다면, 그리고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얼굴을 펴야 합니다. 얼굴을 펴야 인생이 펴집니다.

 

4. 겉모습은 공손함을 생각하라(모사공)

 

겉으로 나타나는 것에는 공손함이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리더의 행 동거지와 모습에는 공손함이 서려 있어야 합니다.

 

5. 말할 때는 진실함을 생각하라(언사충)

 

누군가에게 입을 열 때는 신중하고 진실해야 합니다. 같은 것을 두고 오늘 은 A라 하고 내일은 B라 한다면 언사충이 아닙니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나이를 더 먹을수록, 책임이 더 큰 자리일수록 말에는 더 큰 믿음이 있어 야 합니다. 책임질 수 있는 말만 해야 합니다.

 

6. 일할 때는 공경함을 생각하라(사사경)

 

부모를 모시는 일()에는 공경의 마음이 제일입니다. 공경하는 마음이 빠 진 부모 봉양은 반려견을 키우는 일이나 마찬가지라고 공자는 말했습니다.

 

7. 의문이 들 때는 질문을 생각하라(의사문)

 

물어야 답이 나옵니다.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고 공자는 아랫사람에게 묻 는 것 조차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반복하여 말했습니다.

 

8. 화날 때는 더 큰 어려움을 생각하라(분사난)

 

9. 얻는 것이 있으면 의로움을 생각하라(견득사의)

 

얻는 것이 있을 때는 올바르고 정당해야 당당해집니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 하고 얻는 것일지라도 의로운 일인지를 생각해 보라는 뜻이니, 대가 없이 얻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후회와 아쉬움의 고리를 끊는 법

 

당체꽃이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네!

 

어찌 그대를 생각하지 않겠냐마는 집이 멀리 있구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생각하지 않은 것이지, 어찌 멀게 있겠는가?” <자한편> 30

 

唐棣之華 偏其反而 豈不爾思 室是遠而, 子曰 未之思也 夫何遠之有

 

당체지화 편기반이 기불이사 실시원이, 자왈 미지사야 부하원지유

 

 

 

- 19 -

 

당체꽃이 봄바람에 흔들립니다. 어찌 그대를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그대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바로 달려가고 싶지만, 그대는 너무 먼 곳에 계시는군요라는 노래를 듣고 생각이 간절하지 않은 것이지 어찌 집이 멀다고 핑계를 대는가?”라고 공자께서 평가했습니다. 생각이 간절하다면 거리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공자는 당시까지 전해져 오던 수천 수의 노래 중에서 300여 수의 시가를 뽑아 동양 최초의 노래 시집 <시경>을 편집했습니다. <논어> <자한편>에 공자께서 당시의 시를 한 수 평가한 대목이 나옵니다.

 

앵두꽃이 봄바람에 흔들립니다. 그대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바로 달려가고 싶지만, 그대는 너무 먼 곳에 계시는군요.”

 

- 2.500년 전에 <시경>이 편집될 시기에 불렸던 노래 -

 

간절하면 못할 게 없다

 

육십이 되면 오십을 돌아보면서 분명 아쉬워하게 될 것입니다. 10년만 젊었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을 텐데, 10년 전에 그렇게 하지 못했음을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수천 년을 이어온 이 후회와 아쉬움의 고리를 끊는 방법을 우리는 공자에게 배울 수 있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은 간절함이었습니다. 마음이 간절하면 못할 게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도 이미 알고 있는 해법입니다.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방법이지요. 더 좋은 묘법이 있을 법도 한데 그게 간절함이니 속는 셈 치고 믿어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멈춰야 합니다. 핑계를 멈추고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바쁘다는 핑계로 오십을 넘기면, 육십에는 무엇을 하든 후회할 것입니다. 그렇게 육십을 넘기면 또다시 후회하는 칠십을 맞이해야 합니다. 2.500년 전 그 노래처럼 말입니다.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이는 없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열 집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에도 반드시 나 만큼의 성실하고 믿음직한 사람은 있겠지만,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야장편> 27

 

- 20 -

 

子曰 十室之邑 必有忠信如丘者焉 不如丘之好學也

 

자왈 십실지읍 필유충신여구자연 불여구지호학야

 

평범했던 공구(孔丘)가 위대한 성인 공자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호학(好學) 정신이었습니다. 성실과 믿음의 바탕 위에 그 누구보다도 배우기를 좋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논어> 전체를 통해 그 어떤 자랑도 하지 않았던 겸양지덕의 공자께서도 호학만큼은 당당하게 자랑하고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 하나만큼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는 공자의 말은, 누구든 배움에 집중하면 그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을 은유하고 있습니다.

 

호학, 배우기를 좋아하다

 

다산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여덟 글자 유이영오 장이호학(幼而潁悟 長而好學)’이라고 기록했습니다. 어려서는 영특했고 커서는 배우기를 좋아했다는 뜻입니다.

 

다산은 그 유명한 <경세유포>, <목민심서>, <흠흠신서>를 포함하여 500권 이상의 방대한 저서를 남겼습니다. 새로운 정신혁명을 바탕으로 법제 개혁 및 기술개발로 국가다운 국가를 만들어 보자는 전대미문의 다산학을 만들어 냈습니다. 정인보 선생은 다산은 한자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저술을 남긴 대학자라고 칭송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아무리 성실하고 신뢰가 있는 사람이라도 두 손 두 발 묶어놓고 전문가의 처분만 기다리는 상황이 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전문가들의 농간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하는 처지로 떨어질지도 모르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배우지 않고는 제대로 돌아가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강학, 강점을 강화하다

 

오십에도 학()은 필요합니다. 작게는 잡학이 필요합니다. 동네 도서관 가기, 세무서 방문하기, 세무 신고하기, 인터넷으로 주민등록 등본 떼기, 밥하기, 세탁기로 빨래하기, 빨래 말리기, 전자오븐 사용하기, 음식물 쓰레기 카드로 버

 

- 21 -

 

리기, 동네 카센터와 친해지기, 자주 가는 치과 정하기, 프린터 잉크 갈기, 일 같지도 않은 일 잘하기, 매일 쓰레기 버리기, 변기 고치기, 정수기공기 청청기 필터 교체하기 등, , 익혀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젊은 세대에게는 일도 아닌 일이 일 같은 일로 다가옵니다.

 

강학은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일이 공부고 공부가 일이 됩니다. 여행을 오래하면 여행이 일이 되고 일이 여행이 됩니다.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면, 주식을 오랫동안 하면, 텃밭 일을 오랫동안 하면 모두가 일이 되고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됩니다.

 

밀려온 삶에서 밀어 가는 삶으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답답해서 하지 않으면 일깨워 주지 않았고,

 

표현하려 애쓰지 않으면 밝혀주지 않았다.

 

하나를 가르쳐 주었을 때 스스로 세 가지를 알아내지 않으면

 

반복해 가르치지 않았다.” <술이편> 8

 

 

 

子曰 不憤不啓 不悱不發 擧一隅不以三隅反 則不復也

 

자왈 불분불계 불비불발 거일우불이삼우반 즉불부야

 

재능이나 사상 등을 열어주고 피게 해 일깨워 주는 걸 계발(啓發)이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공자의 독특한 교육방법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공자는 학생 스스로가 궁금한 걸 밝혀내지 못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아직 때가 아니라 생각하여 일깨워 주지 않았습니다. 전전긍긍하지도 않은 학생에게 미리 가르쳐 봐야 조장만 될 뿐 크게 득 될 게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학생 스스로가 잘 표현하고 싶어 더듬거리는 상태가 되지 않으면 밝혀주지 않았습니다.

 

<논어>는 제자의 질문으로 시작하여 공자의 대답으로 마무리 됩니다. 질문하지 않으면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밀려온 삶에서

 

- 22 -

 

주도적인 교육이 아닌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는 오십은 되어야 주체적인 삶이 가능해지는 것 같습니다. 삼십, 사십에도 능히 주체적인 삶을 살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체적인 삶은 지천명 정도의 나이는 되어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왔던 지금까지의 삶이 왜 이렇게도 헝클어졌는지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단 한순간도 대충대충 살지 않았는데 오십에 되돌아본 과거에 그 어떤 일관성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타인에게는 개인의 목표와 자신을 정조준하는 일관성에 대해 많은 조언을 했지만, 정작 자신에겐 일관성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일관성이 없다는 건 주인의 삶이 아닌 손님의 삶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밀어가는 삶으로

 

내가 아닌 아들의 삶으로, 내가 아닌 부모의 삶으로, 내가 아닌 남편 혹은 아내의 삶으로, 내가 아닌 사원, 대리, 과장, 부장의 삶으로 살아온 삶이기에, 내가 주인이 되는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없었다고 핑계 대고 있지만, 이 고리를 자르고 싶은 욕구는 늘 있었습니다. 그러다 오십이 넘어 인생의 하프타임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밀려온 삶이 아닌 밀어가는 삶이 주도적인 삶입니다. 떠밀려 도착하는 곳보다는 가고 싶은 곳에 도착하는 게 주도적인 삶입니다. 가는 길에 얻어타고 가는 드라이브보다 내가 가고 싶은 것을 직접 운전하여 가는 드라이브가 더 즐겁습니다. 오십은 주도적인 인생으로 터닝하기에 좋은 때입니다.

 

잘못을 받아들이고 자책할 줄 아는 사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끝났구나! 나는 아직도 자기의 잘못을 발견해서

 

안으로 자책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공야장편> 26

 

子曰 已矣乎 吾未見能見其過而內子訟者也

 

자왈 이의호 오미견능견기과이내자송자야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잘못하고도 이를 고치지 않는다면

 

- 23 -

 

그게 진짜 잘못이다. 잘못했으면 즉시 고치기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 잘못은 대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데서 유발되는 것인데, 이런 자신의 잘못을 아는 게 바로 인을 아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 말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이 바로 군자다.

 

2,500년 전에도 희망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누구도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않는 황무지 같은 세상에 미래가 없다며 공자는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어른들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세상 돌아가는 게 신기할 뿐이다. 이렇게 술수가 판을 치는데도 세상이 멀쩡히 돌아가다니.”

 

볼록렌즈와 오목렌즈

 

빨리 가나 늦게 가나 문제는 늘 있었고, 지금이나 2,500년 전, 춘추시대나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러니 지난 과거나 다가올 미래나 다를 게 없습니다. 지금 내가 변하지 않는다면 지난 과거도 다가올 미래도 그거 그럴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경은 잘 보기 위해서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안경 렌즈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볼록렌즈와 오목렌즈입니다. 많은 이가 타인의 단점이나 잘못은 볼록렌즈를 통해서 보고 자신의 단점이나 잘못은 오목렌즈를 통해서 봅니다. 그러니 타인의 장점이나 잘못은 늘 더 커 보이고 자신의 단점이나 잘못은 늘 작아 보입니다. 그러나 타인의 잘못은 오목렌즈를 통해서 보고, 자신의 잘못은 볼록렌즈를 통해 보려고 노력하는 소수의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겐 타인의 잘못은 늘 작아 보이고 자신의 잘못은 늘 더 커 보입니다. 이들이 바로 리더다운 리더입니다.

 

장벽 없는 발판

 

열 살에는 과자에 움직이고, 스무 살에는 연인, 서른 살에는 야심, 쉰 살에는 탐욕에 움직입니다. 과연 몇 살이 되어야 인간은 지혜를 좇아 행동하게 될까요? 장 자크 루소의 지적입니다. 오십에라도 도달해야 할 성숙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빨리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입니다.

 

- 24 -

 

자신의 잘못을 발견할 줄 알아야 합니다. 타인의 잘못은 귀신같이 잡아내고 찾아내지만 자신의 잘못에는 무감각하다면, 육십이 되도록 불가능합니다. 크게 아파 본 사람이 아픈 사람을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지금까지 잘못해 왔다면 오십은 기회의 사다리,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한 번 더 올라갈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인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인생의 도전을 오십에 시작할 수 있습니다. ”자기의 잘못을 발견하고 안으로 자책할 줄 아는 사람을 아직까지 나는 보지 못했다고 공자는 말했지만, 지금까지의 잘못을 도려내고 다시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기가 바로 오십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꾸준하기 위한 포기가 차별을 만든다

 

공자께서 안연에 대해 말씀하셨다.

 

애석하구나.!

 

나는 그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보았지만 멈추는 것은 보지 못했다.” <자한편> 20

 

子謂顏淵曰 惜乎 吾見其進也 未見其止也

 

자위안연왈 석호 오견기진야 미견기지야

 

안연은 공자의 제자 중 최고의 제자였습니다. 비록 공자보다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덕행과 인자로 최고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공자는 안연을 가리켜 내가 그와 종일토록 말을 해 봐도 나의 말을 어기는 일이 없어 꼭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였지만, 물러나 그의 사생활을 살펴보니 역시 그대로 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연은 절대로 어리석지 않다고 했습니다.

 

공자의 제자였던 자공 역시, 자신은 하나를 들으면 둘 정도는 알지만 안연은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는 대단한 친구라고 평가했습니다.

 

알고 좋아하고 즐기기까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옹야편> 18

 

- 25 -

 

子曰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자왈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가슴 뛰는 삶을 산다는 것

 

즐기며 사는 건 원하는 걸 얻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보통 사람이나 성공한 사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가깝게 사는 사람이나 멀리 사는 사람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누가 봐도 원하는 걸 얻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만족을 하지 못합니다. 그만큼 욕심과 욕망은 제어하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양자역학 이론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만 교수는 제자에게 이런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나는 자네한테 가르친 게 없네. 혹시 자네가 얻은 것이 있다면 그건 스스로 깨우친 것일 뿐이지. 중요한 것은 자신이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네.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면 그것은 자네가 지금 하는 일이 가슴을 뛰게 하는가 이네. 잊지 말게. 일은 재밋어야 하네.”

 

가슴 뛰는 삶’, 듣기만 해도 가슴을 들뜨게 하는 말입니다. 그 누군들 원치 않을 사람은 없겠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만드는 법

 

주머니 속의 송곳은 빠져나올 수밖에 없다는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처럼, 잘하면 인정받고 제대로 인정을 받으면 일에 긍지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일에 긍지와 자신이 생기면 더 열심히 하고 결국 일을 좋아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했던 일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다면,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증거입니다. 비록 즐기는 정도는 아닐지라도 좋아하는 일로 만들었다면, 잘 살아왔다는 증거입니다. 혹여 지금까지 했던 일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없었다면, 남들처럼 보통의 삶을 살았다는 말입니다.

 

혼자만의 삶에서 함께하는 삶으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26 -

 

군자는 두루 대하며 편을 가르지 않지만,

 

소인은 편을 가르며 두루 대하지 못한다.” <위정편> 14

 

 

 

子曰 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

 

자왈 군자주이불비 소인비이불주

 

주이불비(周而不比), ()는 보편적, 공적, 두루두루, 개방되어 있는 것을 말하며, 개인적인 잇속을 넘어 타인과 화합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에 다산 선생은 군자는 덕 있는 사람을 벗어나 언제나 마음과 정신이 친밀하여 세력으로 묶어 지내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며, 사람 또한 그렇게 사귀는 사람을 군자라 합니다.

 

비이불주(比而不周), ()는 견주다, 비교하다, 겨루다, 편가르다는 뜻으로 끼리끼리 무리 짓는 편당을 말하며, ()가 공적이라면 비()는 사적을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 이익이 되는 사람들 하고만 무리 지어 편을 짜고 행동하며 항상 개인적인 잇속만으로 교류하니, 이익이 생기면 모이고 이익이 다하면 흩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공보다 사를 앞세우는 사람들을 소인이라고 합니다.

 

진정한 어른 진정한 리더

 

탕평책을 시행하고자 했던 영조가 국가의 미래 리더인 학생들에게 이른 성균관 탕평비에 새겨진 문장입니다.

 

 

 

두루 대하며 편을 가르지 않는 것은 군자의 공적인 마음이며, 편을 가르고 두루 대하지 못하는 것은 소인의 사적인 마음이다.

 

젊은이에겐 젊은이에게 어울리는 모습이 있고 어른에겐 어른에게 어울리는 모습이 있습니다. 어른에게 더 어울리는 모습은, 함께하는 모습입니다. 내가 소중하기에 타인도 소중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면, 그 누구와도 함께하기 어렵습니다. 함께하는 삶의 모습을 어른이 보여 주지 못하면, 그곳엔 희망이 없습니다. 어른조차도 함께하지 못하는 척박한 곳에서, 어떤 젊은이가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과 공감하면서 인간다운 삶을 구가할 수 있을까요.

 

- 27 -

 

5강 논어는 어떻게 나를 일으켜 세우는가

 

제발 안 된다고 미리 선을 긋지 마라

 

염구가 스승님의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힘이 부족합니다라고 하자

 

공자께서 힘이 부족하다고 하는 사람은 중도에 그만두는데,

 

지금 너는 선을 긋고 있구나.”라고 하셨다. <옹야편> 10

 

冉求曰 非不說子之道 力不足也, 子曰 力不足者中道而廢 今女畫 염구왈 비불열자지도 역부족야, 자왈 역부족자중도이폐 금여획

 

사마천의 <사기>, <중니제자열전>에 의하면 공자의 가르침을 받고 육예(六藝)에 통달한 사람이 77명이었으며, 특히 덕행으로는 안연, 민자건, 염백우, 중궁, 정치로는 염유, 계로, 언변으로는 재아, 자공, 문학으로는 자하가 있었다고 합니다.

 

정치 관료로 이름을 얻었던 염유는 공자보다 29년 젊고 계씨의 재()로 일했습니다. 공자께서 염구를 가리켜, 1000호에 이르는 읍과 100대의 전차를 가진 대부 집안의 군사와 재정 정도는 무난하게 관리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제자라 할 정도로 탁월했습니다.

 

하지만 소심한 성격이 문제였습니다. 염구가 의로운 일을 들으면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까?” 라고 물었을 때 공자께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답했는데, 자로가 의로운 일을 들으면 바로 행해야 합니까?”라고 물었을 때는 부모형제가 건재하신데, 들었다고 어찌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겠는가?”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제자 자화(子華)가 이상하게 여기며 같은 질문에 어찌 답이 다릅니까?”라고 하자 공자는 염구의 성격은 소심하기에 격려한 것이고, 자로의 성격은 성급하기에 억제한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 28 -

 

계로가 귀신 섬기는 일을 물었을 때

 

공자께서 아직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면서.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단 말인가?”라고 하셨습니다. 계로가 다시 묻기를

 

감히 죽음에 관하여 묻겠습니다.”라고 하자, 공자께서 삶도 잘 알지 못하 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라고 하셨습니다. <선진편> 11

 

季路問事鬼神 子曰 未能事人 焉能事鬼, 曰 敢問死 曰 未知生 焉知死

 

계로문사귀신 자왈 미능사인 언능사귀, 왈 감문사 왈 미지생 언지사

 

계로의 질문에 공자의 대답은 간결합니다. 귀신의 유무보다 더 긴급한 게 살아있는 지금 우리의 삶이니, 당장 긴급하지도 분명하지도 않은 문제를 가지고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현재의 삶에 더 집중하고 노력하는 게 낫다는 말입니다.

 

확실하지 않은 일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미궁으로 빠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분명하지 않은 일에 관심을 가지다보면 한쪽으로 치우칠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눈을 뜨고도 제대로 못 보고 귀를 열고도 제대로 듣지 못합니다. 내가 스스로 확인하지 않은 사항은 더욱 그렇습니다.

 

고위 공직자의 말, 신문기사, 마음에 드는 유튜버의 말, 목사님, 스님의 말이니, 그런데 그게 정말 맞을까요?

 

사실과 다른 게 너무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짓으로 밝혀진 가치 없는 일을, 당시에는 왜 그리도 관심과 집중으로 흥분하고 열을 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더 황당한 건 그런 시간을 왜 보냈어야만 했는지 입니다. 내게는 아무런 도움도 가치도 남기지 못했던 일에 왜 그리 열중했는지 아쉬움이 클 때가 많습니다.

 

현재에 집중하는 용기

 

현재에 집중하려면 지금 집중하는 과제가 있어야 합니다. 집중은 용기입니다. 한 가지에 집중하면 나머지 아흔아홉 가지는 자동으로 정리됩니다. 지금 집중

 

- 29 -

 

하는 게 없으면 일 같지도 않은 일에 집중하게 되고 관여하지 말아야 할 일에 관여하게 됩니다. 그러니 목표가 용기이며 목표가 집중입니다.

 

간절함과 두려움으로 공부하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학문은 마치 미치지 못할 것 같은 마음으로 배움에 임해야 하며,

 

배운 것을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듯 배움에 임해야 한다.” <태백편> 17

 

子曰 學如不及 猶恐失之

 

자왈 학여불급 유공실지

 

2,500년전 공자의 학습법은 치열했습니다. 공자는 공부에 임하는 자체를 두 가지로 요약했습니다. 하나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미치지 못할 것 같은 갈급한 마음입니다. 다른 하나는 한 번 배운 지식은 절대로 잃어버려선 안 된다는 마음입니다.

 

공자의 제자 자공은 실천하는 방법으로 절차탁마(切磋琢磨)를 들었습니다. 간절한 마음과 두려운 마음으로 공부에 임해야 한다고 공자는 말합니다.

 

반복하는 습관에만 기적이 찾아온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본성은 서로 비슷하나, 익히는 것에 의해 서로 멀어진다.” <양화편> 2

 

子曰 性相近也 習相遠也

 

자왈 성성근야 습상원야

 

가지고 태어난 천성이나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무엇을 익히고 반복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라는 공자 말을 필두로 수많은 현인이 반복과 습관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인간은 일시적이 아닌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의해 결정되는 존재로, 탁월함은 습관으로 만들어진다.”

 

- 30 -

 

피스칼, “습관은 습관이기 때문에 따르는 것이지 합리적이라든가 올바르다는 데에서 따르는 게 아니다.”

 

사람이 습관을 만들고 습관이 사람을 만들며, 습관은 철사를 꼬아 만든 쇠줄과 같아서 매일 가느다란 철사를 엮다 보면 이내 끊을 수 없는 쇠줄이 된다고 말한 사람도 있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라는 우리 속담 이외에도 마흔이 지나면 사람들은 습관과 결혼해 버린다라고도 했습니다.

 

일상의 삶에 기적은 없다

 

성상근야 습상원야(性相近也 習相遠也). 지금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원인은 습()에 있습니다. 지금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 원인 또한 습에 있습니다. 반복하여 익히고, 반복을 통해 배우고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복습하면 그 어떤 것도 능하게 됨니다. 어떤 것이든 버릇과 습관으로 만드는 게 습입니다.

 

딱 한 단계만 더 멀리 보고 생각하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늘 가까이에 근심이 있다.” <위령공편> 11

 

 

 

子曰 人無遠廬 必有近憂 자왈 인무원려 필유근우

 

인생이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19세기 영국의 대표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한 말입니다.

 

원려(遠慮),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가까이에 근심이 있다고 했습니다. 멀리 생각하는 원려는 다른 말로 목표입니다. 미래에 대한 간절한 꿈입니다. 명확하고 원대하며 중장기적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소확행(小確幸)’에 빠지다 보면 무한한 미래 가능성의 잠재 가치를 빼앗길지도 모릅니다.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큰일을 이루기 어렵다

 

- 31 -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는 한국 의병 참모 중장 신분으로 190910월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척살했습니다. 체포 후 사형언도를 받은 1910214일부터 1910326일 순국하신 날까지, 안 의사는 여순 감옥에서 교도소장을 비롯하여 간수, 경찰, 검찰, 통역, 세무관 등 여러 사람에게 붓글씨를 써 주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보물 제569호로 지정된 <인무원려 난성대업>입니다. 사람이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큰일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논어> <위령공편.인무원려 필유근우(人無遠廬 必有近憂)’와 유사한 명문입니다. 조선 침범의 원흉을 척살하면서 32세의 청년 안중근이 가졌던 원려, 원대한 계획, 대업은 그가 순국한 지 100년도 더 지났지만 여전히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불편한 하루하루가 편안한 오늘을 만든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위로 통달하고, 소인은 아래로 통달한다.” <헌문편> 23

 

子曰 君子上達 小人下達 자왈 군자상달 소인하달

 

군자는 위를 향하고 소인은 아래를 향합니다. 리더는 위를 보며 살고 보통 사람은 아래를 보며 살아갑니다. 배움을 좋아하고 바르게 행하려 힘쓰는 리더는 날이 갈수록 발전합니다. 재물과 사익에만 마음을 두는 사람은 날이 갈수록 각박하고 천박해집니다. 리더는 근본을 바탕으로 뜻을 펴나가지만 보통 사람은 지엽적인 것에 집중해 사사로움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